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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구조적 위기

by 현이에게 2025. 5. 28.

2025년 현재,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과거의 고도성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GDP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붕괴, 청년 실업률 급등, 내수 소비 위축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얽히며 복합적인 위기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구조적 위기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주요 원인과 그 여파, 그리고 세계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까지 살펴본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구조적 위기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구조적 위기

 

 

부동산 시장 붕괴의 파급 효과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성장 엔진 중 하나였던 부동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심각한 조정을 겪고 있다. 2021년 헝다 그룹의 디폴트 사태를 시작으로 부동산 디벨로퍼들의 연쇄적인 채무 불이행이 발생했고, 2023년 이후 지방 도시의 주택 가격 급락과 미분양 아파트의 급증으로 시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부동산은 중국 GDP의 약 25~30%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해 왔으며, 건설업, 자재 산업, 금융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분야의 침체는 단순히 한 산업의 위기에 그치지 않고, 광범위한 실물 경제와 금융 시스템 전반에 부정적 충격을 가하고 있다. 특히 지방 정부들은 토지 판매 수익에 의존하던 재정 구조상 큰 타격을 입었고, 이는 공공 인프라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기 부양 여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청년 실업률과 고용 구조의 불균형

또 하나의 핵심 문제는 청년층 실업률의 심각한 상승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의 도시 청년 실업률은 21%를 넘겼고, 일부 분석가들은 비공식 통계를 포함할 경우 이 수치가 30%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고등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노동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중산층 확대와 내수 진작이라는 중국 정부의 전략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중국은 한동안 제조업과 건설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디지털 경제, 첨단 기술 분야 등 고도화된 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 속도는 공급 측보다는 수요 측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신흥 산업이 흡수할 수 있는 인력 수요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교육 수준은 높아졌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백조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내수 소비 위축과 중산층의 불안

경제 구조 전환의 또 다른 축은 내수 소비다. 중국 정부는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내수를 기반으로 한 경제 성장 모델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자산 효과 감소, 실업과 고용 불안, 고령화에 따른 가계 지출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또한 중국은 3년간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팬데믹 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경제적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저축률을 높이고 소비 지출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이는 리오프닝 이후에도 '회복 없는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탈중국 흐름

중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는 자국 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의 경제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미중 갈등, 무역 장벽 등)를 우려하며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 대표적이며, 이는 제조 기반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이전하거나 분산시키는 움직임을 말한다.

 

애플, 삼성,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은 이미 인도나 동남아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오랜 기간 구축해온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유럽의 리쇼어링, 프렌드쇼어링 정책은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망 재편은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생산 효율성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재정비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무역 수지 및 외환 수입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책 대응의 한계와 내부 불균형

중국 정부는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시도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 확대, 금리 인하, 소비 쿠폰 지급, 스타트업 지원 등 여러 조치가 시행되었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는 단기 부양보다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한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며, 정치적 리스크와 정책 일관성의 부족 또한 투자자 신뢰를 저해하고 있다.

 

게다가 시진핑 체제 하에서 중앙 집권적 통제가 강화되며, 민간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사교육 제한 등 일련의 조치들은 중국의 경제 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시장의 정책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복합적인 구조 위기의 장기화 가능성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구조적 위기는 단기적인 경기 변동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경제 구조의 불균형과 정책적 대응의 한계에서 비롯된 결과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자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청년층 고용 문제는 사회적 안정성과 중산층 확대 전략에 제동을 걸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내수 회복의 정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의 복잡성과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향후 중국은 보다 근본적인 구조 개혁 없이는 과거와 같은 성장 속도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변화는 단지 중국 경제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 정책 변화와 시장 반응은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와 정책 결정자들에게 주요한 관심사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