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와 아프리카는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자원을 지닌 대륙이지만, 동시에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들 대륙에서는 산림 파괴, 산업 및 생활 오염, 식량 위기로 이어지는 기근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이는 단지 생태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경제, 정치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2025년 현재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주목받고 있는 주요 환경 위기를 정리합니다.
아마존과 콩고 열대우림: 지구의 허파가 사라진다
남미의 아마존과 아프리카의 콩고강 유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열대우림 지대입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이 지역의 산림 훼손 속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환경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1만 2천 제곱킬로미터가 불법 벌목과 방화로 사라졌습니다.
벌목의 주요 원인은 목축업과 대두 재배를 위한 토지 개간입니다. 국제 식품 및 의류 산업의 공급망이 이 지역의 삼림 파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규제나 기업 책임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입니다. 나아가 벌목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하며,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콩고강 유역 또한 비슷한 상황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열대우림인 이 지역은 채광과 농지 확대, 에너지 개발 등의 명목으로 빠르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특히 불법 금 채굴은 수은 오염을 동반하며 하천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들 숲은 단순한 탄소 흡수원일 뿐만 아니라, 토착 공동체의 생계와 문화까지 지탱하는 핵심 생태 기반입니다.
산업과 도시의 그림자: 대기와 수질 오염
환경오염은 아프리카와 남미 대도시 및 산업 중심지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콩고 킨샤사, 브라질 상파울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은 인구 밀집과 무계획적인 도시 팽창으로 인해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고스의 하수 시스템은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생활오수가 하천과 해안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식수원 오염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구의 60% 이상이 안전한 음용수 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미에서는 산업 폐수가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페루와 볼리비아 등 안데스 지역 광산에서는 중금속 폐수가 강으로 유입돼 농업과 수산업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납, 카드뮴, 수은 등은 어린이의 발달 지연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지고 있으며, 피해는 대부분 빈곤층과 원주민 공동체에 집중됩니다.
대기오염도 심각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칠레의 산티아고 등은 석탄 발전소와 차량 증가로 인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WHO 기준을 초과하는 날이 연중 절반 이상이며,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습니다.
기후와 식량의 위기: 반복되는 기근
아프리카의 사헬지대와 동아프리카 지역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입니다. 2023~2024년 연속 가뭄으로 인해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등에서는 곡물 수확량이 평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고, UN은 2025년 상반기 현재 약 3천만 명이 식량 불안 상태에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기후변화는 단지 기온 상승의 문제가 아닙니다. 강수의 불규칙성, 해충의 확산, 토양의 산성화는 전통적인 농업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식량 자급률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농촌 지역 주민들은 도시로 이동하거나 난민이 되어 주변국으로 흘러들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불안정과 충돌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남미 역시 기후위기로 인한 농업 붕괴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남부와 아르헨티나 북부 지역은 이상 강우와 홍수, 토양 침식으로 대두·옥수수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세계 곡물 시장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후에 취약한 소농 중심의 구조는 구조적 식량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